「커피가 끌어낸 나다운 하루」

정말 오랜만에 나만을 위한 휴일을 보냈다.
가고 싶었지만 늘 ‘귀찮다’는 이유로 미뤄왔던 카페,
오늘은 결국 발걸음을 옮겼다.

그곳에서 내 취향에 딱 맞는 커피를 만나,
순식간에 두 잔을 비워내고,
잡생각을 내려놓고 싶어 찾은 샤갈 전시회,
그리고 달달한 디저트 한입까지.
모든 순간이 내게 작은 선물이 되었다.

지하철로 40분이나 걸려 찾아간 카페에서
커피 한 잔을 손에 쥐고 있는 나를 보며
조금은 낯설게, 그러나 분명하게
‘나다움’을 느꼈다.

사실, 그동안 나는 커피에 그리 집착하지 않는 줄 알았다.
하지만 오늘, 기꺼이 움직이고, 찾아가고,
기억하고 싶은 하루를 만들어준 건 결국 커피였다.
아마도 내 안엔 내가 몰랐던
작은 커피 욕심이 숨어 있었던 게 아닐까.